한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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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Der Vogel kämpft sich aus dem Ei. Das Ei ist die Welt. Wer geboren werden will, muss eine Welt zerstören.

헤르만 헤세, 『데미안』

이 문장에 대하여

데미안이 싱클레어에게 보낸 짧은 쪽지에 적혀 있던 구절입니다.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이지만, 핵심은 알을 '깨고 나옴'이 아니라 알이 '세계'라는 진단에 있습니다. 나를 보호해 주던 익숙한 세계가 어느 순간 나를 가두는 껍질이 된다는 말입니다. 헤세는 거기서 나오는 일을 투쟁이라 부릅니다. 아프지 않게 껍질을 깨는 방법은 없다는 뜻이지요. 다만 이 문장은 그 고통의 이름을 바꿔 줍니다. 알이 깨지는 소리는, 새가 태어나는 소리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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