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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진짜 위험은, 거짓을 계속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진실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What is the cost of lies? It's not that we'll mistake them for the truth. The real danger is that if we hear enough lies, then we no longer recognize the truth at all.

발레리 레가소프, 〈체르노빌〉 (크레이그 메이진)

이 문장에 대하여

HBO 미니시리즈 체르노빌의 첫 장면에서, 재난 조사를 이끈 과학자 레가소프가 자신의 기록을 테이프에 남기며 꺼내는 첫 마디입니다. 그는 거짓의 진짜 대가를 흔히 짚는 자리에서 찾지 않습니다. 거짓을 진실로 잘못 아는 일은 언젠가 바로잡을 수 있지만, 거짓이 공기처럼 쌓이고 나면 눈앞에 진실이 놓여도 그것을 진실로 알아보는 감각 자체가 마모되고 맙니다. 체르노빌 원자력 폭발 사고는 그날 하루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고를 경고한 목소리는 그전에 이미 묵살되었고, 원자로가 터진 뒤에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쌓인 거짓은 정작 사고를 마주한 사람들의 눈까지 가렸고, 진실은 더 감출 수 없을 만큼 커진 참사가 되어서야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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